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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헌 교수 신간 소개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출판사에서 제공한 글을 스크랩하였습니다.
출처: 
알라딘: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aladin.co.kr)


세상이 시작된 곳에서 나의 근원을 묻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JTBC 차이나는 클라스〉 화제의 강의!
‘고대 그리스 세계의 매혹적인 안내자’ 김헌 교수와 함께 지중해로 떠나다


‘단단한 신념을 만드는 고전의 힘’을 강조해왔던 서양고전문헌학자 김헌과 함께 떠나는 그리스 문명 답사. 이 책은 ‘신화’와 ‘축제’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고대 그리스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두 차례의 그리스 문명 기행을 통해, 오늘의 세계를 규정해왔던 문명의 근원을 인문적 통찰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현해낸다. 오늘의 세계를 이루는 근간이 서구 문명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 문명을 읽어내는 작업은 긴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스 본토를 비롯해 크레타, 산토리니 등의 에게해,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카르타고, 몰타 등을 답사하며 주요 유적지 현장에서 오늘의 세계로 향하는 길을 잇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잊고 영원한 가치를 품었던
신화와 축제의 현장, 그곳에서 오늘의 세계가 시작되었다


호메로스의 위대한 서사시 《오뒷세이아》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주인공 오뒷세우스는 주목할 만한 답을 내놓는다. 그는 트로이아 전쟁을 10년간 치르다가 목마 작전을 성공시켜 전쟁에 마침표를 찍은 영웅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10년간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다. 그는 폭풍에 난파된 후 고조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칼륍소라는 아름다운 뉨프를 만났다. 그녀는 날마다 흥겨운 축제를 벌이고 요정들로 시중들게 하며, 그를 영원히 자기 곁에 두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오뒷세우스는 낙원을 뒤로하고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쪽배에 몸 하나 겨우 싣고 바다를 건너다가 간신히 알키노오스 왕이 다스리던 섬에 도착하였다. 왕은 그를 위해 다양한 운동 경기를 열고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오뒷세우스는 감회를 털어놓는다.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오뒷세우스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함께 어우러져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떠드는 축제를 보고 감탄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에 이 짧은 삶은 찬란하고, 그 찬란함의 정점에 축제가 있었다. 축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음을 잊고 영원한 존재인 신들과 하나가 되는 현장이기도 했다. 불멸의 신들을 기리면서 자신들의 삶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임을 가슴 깊이 새기는 역설의 순간이었다.

오뒷세우스의 후예들은 축제를 열었다. 각 도시마다 고유한 성격의 축제를 열어 그들만의 삶의 주기를 만들어나가며 찬란한 문명과 고유한 역사를 일구었다. 저자는 질문을 품은 채 그리스 문명 답사를 떠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비현실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지중해의 찬란한 풍경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자연이 선사하는 그 선명한 대조의 풍경 속에서 의연하게 돋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지금은 비록 폭풍에 휩쓸린 폐허처럼 잔해만 남아 있지만, 수많은 신들을 위해 세운 신전들의 가지런한 터와 우뚝 솟은 기둥들의 위용이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건장하게 터를 잡은 파르테논 신전은 많이 부서졌고 복원의 길이 아직도 멀어 보이지만, 원래의 모습을 상상하기에는 충분한 잔해들이다. 이제 여러분과 함께 달려볼 그리스의 풍경은 현재 남아 있는 유적들과 그에 관련된 오래된 기록들, 그리고 그것들이 나에게 불러일으킨 감성과 상상이 결합된 현장이다. 특히 ‘신화’와 ‘축제’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고대 그리스 세계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려고 한다.” _본문에서

‘고대 그리스 세계’와 ‘지금 여기’를 잇는 문명 기행

이 책은 서양고전문헌학자 김헌이 두 차례 다녀온 그리스와 지중해 문명 기행의 결과물이다. 첫 번째 그리스 문명 기행은 2019년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이루어졌다. 아테네, 코린토스, 이스트미아, 네메이나, 올륌피아, 델피 등의 그리스 본토에서 4대 ‘범그리스 제전(Panhellenic festival)’을 비롯한 주요 유적지를 살펴본 후(1부), 크루즈를 타고 델로스, 에페소스, 로도스, 린도스, 크레타, 산토리니 등 에게해의 주요 유적지를 답사했다(2부). 두 번째 지중해 문명 기행은 그 이듬해인 2020년 1월 16일부터 26일까지 이루어졌으며, 알렉산드리아, 카르타고, 몰타 등을 주요 유적지를 답사했다(3부).

“역사적인 순서로 따지면 미노아 문명의 요람이었던 크레타에서 시작하여, 그리스 본토를 무대로 한 최초의 그리스 문명인 뮈케네 문명을 지나, 아테네의 황금기를 여행한 셈이다. 그리고 아테네의 몰락 이후 혼란스러웠던 그리스를 통합하고 동방 원정을 떠나 거대한 헬레니즘 제국의 초석을 닦은 알렉산드로스의 발자취의 일부를 따라갔으며, 카르타고를 제압하고 지중해의 서부를, 그리고 마침내 그리스를 제압하며 지중해 전체를 자신의 바다로 삼았던 로마의 힘을 맛보았다.” _본문에서

범그리스 4대 제전은 올륌피아 제전, 퓌티아 제전, 이스트미아 제전, 네메이아 제전 등을 일컫는데, 올륌피아 제전과 퓌티아 제전은 2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자리를 잡았고, 그 사이 2년마다 4~5월에는 이스트미아 제전이, 7~8월에는 네메이아 제전이 열렸다. 결국 그리스인들은 1년에 적어도 한 번씩 범그리스 제전으로 모일 수 있었다. 제전이 열리는 동안 그리스의 도시들은 전쟁을 멈추고 한곳에 모여 평화와 공존을 기원했다.

고대 그리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터를 잡은 파르테논 신전은 많이 부서졌고 복원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벼락 창을 들고 서 있었다는 올륌피아의 제우스 신상이나 로도스의 수호신 헬리오스 신상 등은 이제 사라지고 없으며,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은 그 규모를 짐작할 만큼의 잔해만 남아 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서양고전문헌학자로서 천착해왔던 저자는 인문적 통찰과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현재 남아 있는 유적의 잔해들 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저자는 네메이아 제전의 유적지 도면을 제시하며, 라커룸에서 대기하던 선수들이 자신들을 호명하던 소리를 듣고 ‘숨겨진 출입구’를 향해 스타디온(스타디움)으로 뛰어 들어가던 모습을 재현한다. ‘숨겨진 출입구’는 선수들의 통로이기도 했지만,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해 선수들의 함성에 관중들의 환호성까지 더해졌다. 2천 년이 훨씬 넘은 스타디온, 선수들이 나란히 섰던 출발선 돌판 위에서 저자는 가슴이 벅차오른다. 저자는 크레타의 미궁에 들어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르고 돌아온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의 아버지 아이게우스의 죽음을 둘러싼 ‘테세우스 음모론’을 제시하기도 하고, 디오뉘소스 극장 무대에서 올려진 소포클레스의 연극 〈오이디푸스 왕〉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절망한 사람들을 위한 생생한 진혼곡’으로서의 비극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치 디오뉘오스 극장의 관객들처럼, 자신의 슬픔과 상처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반신반인(半神半人)의 기구한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의술의 신이 된 아스클레피오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의사와 간호사를 한갓 인간이 아니라 아스클레피오스의 후예로, 병으로 고통을 겪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의술을 신이 베푸는 은혜로운 섭리로 여겼던 고대의 지혜를 소환한다. 그러고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오늘의 지혜를 궁리하기도 한다.

“뮈케네에서 저자는 변사가 되어 ‘얘들아, 제발 이 어미를 죽이지 마라!’라고 외친다. 크레타에서 그는 음모론자가 되어 익숙한 비극을 현대적인 정치 드라마로 다시 보여준다.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를 대담하게 잇고, ‘테스 형’과 ‘나인뮤지스’를 재치 있게 엮는다. 영혼과 죽음에 대한 고대의 지혜를 파고들면서 낙조와 싱싱한 해산물 요리도 빼놓지 않는다. 아아, 그리스. 꼭 가보고 싶다. 지금 당장 떠나고픈 욕구를 참을 수 없이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이 책의 아주 큰 단점이다.” _장강명 작가의 추천사

매혹적인 안내자와 함께 떠나는 그리스 여행

무엇보다 이 책은 서양고전문헌학자 김헌의 절창이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세계를 정확하고도 유려한 언어로 풀어내는 독보적인 안내자다. 〈벌거벗은 세계사〉 〈차이나는 클라스〉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등에 출연하며 고전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그는, 이제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을 고대 그리스 세계로 초대한다.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지중해의 풍경이 김헌의 언어로 정확하게 옮겨지고, 우리는 그가 우리의 안내자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어둠에 검게 물들었던 에게해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이 노을로 번져가는 모습은 자연이 짓는 한 편의 시다. 아침저녁의 노을이 아니더라도 그저 바다 위에서 배로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난다. 호메로스가 표현했듯이 ‘불모의 바다를 쟁기질하며 달리는 것’ 자체가 가슴 전체를 파랗게 물들인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 잔잔한 옥빛 바다, 드문드문 보이는 짙은 황톳빛 섬들, 양떼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새하얀 구름들, 햇볕에 따뜻이 데워진 살갗 위로 스쳐가는 상쾌한 바람, 그리고 다시 바람에 식은 피부를 데우는 강렬한 태양, 이 모든 것들이 온몸에 잠자던 감각들을 산뜻하게 깨운다. 6월의 에게해 위에 떠 있는 것이라면, 그저 좋다.” _본문에서

그렇다. 김헌과 함께 떠나는 그리스 여행이라면, 그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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